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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세계인도주의의 날, 지금 튀르키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모든 재난은 한낮한시에 예고도 없이 찾아옵니다. 그 대상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흔들리는 땅과 위기를 퍼붓는 하늘 사이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컨선월드와이드는 ‘인도주의’을 찾아 현장으로 뛰어듭니다.
컨선월드와이드 설립 55주년 기념, 세계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튀르키예에서 ‘인도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인도주의를 앗아간 튀르키예 현장


2023년 2월 6일 현지시간 오전 1시 17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7.8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합니다. 100년 만에 발생한 강력한 지진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에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에 7.5 규모 2차 지진이 일어납니다. 튀르키예 재난응급관리청에 따르면 첫 지진 발생 이후 약 1,60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사망자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납니다. 생명이 촉각을 다투는 순간, 튀르키예 정부가 국가 재난을 선포함과 동시에 전세계 인도주의 단체들은 즉시 튀르키예로 향합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지진발생 5시간만에 튀르키예 긴급구호에 착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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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선월드와이드 튀르키예 프로그램 책임자, 룰라 이브라힘(Roula Ibraheem) ⓒ Eugene Ikua / concernworldwide 


“저도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만, 구호활동을 멈출 수 없어요” 


저는 룰라 아브라힘(Roula Ibraheem)이라고 합니다. 4년 동안 컨선월드와이드와 함께 보호 지원자(Protection Assistant)로 활동하다가 최근에는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힘든 날도 끝나는 듯했는데, 최근 튀르키예 지진으로 모두가 절망하고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진으로 집도 무너지고 전기도 끊겨 4일 동안은 차에서 생활해야 했어요. 어디를 둘러봐도 안전한 곳이 없었고,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었죠. 어둠 사이로 무너진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괴물이 되어 덮칠 것만 갚았어요. 살아있는 것에 감사할 틈조차 없을 정도로 여진에 대한 불안과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4명의 아이와 머물 공간이 필요했어요. 컨선월드와이드에서 사무실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줬지만, 또 다시 지진이 날까 무서워 지진 근처 지역에는 머물 수 없었죠. 사람들을 떨게 하는 건 두려움만이 아니었어요.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낮은 기온 탓에 거리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어요.


컨선월드와이드는 정말 빠르게 현장 사무소에 주방을 열어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이 원하는 담요부터 공급해줬어요. 사람들이 더 많이 난민 캠프에 모여들었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타 지역에서도 이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저와 동료들은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각 지역 사무소와 정보를 공유하며 구호 활동에 매진하고 있죠.


너무 많은 건물 잔해들이 아직도 거리에 방치되어 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천막을 치며 살아갑니다. 저 역시도 지진 트라우마를 겪으며 갑자기 괴로운 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컨선월드와이드는 저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심리상담사를 보내주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알릴 수 있도록 항상 문을 열어주죠. 컨선월드와이드는 사람들을 혼자 내버려두지 않아요. 이것이 제가 컨선월드와이드에서 구호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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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PSS(Psychosocial Support) 프로그램 담당자,왈리드 알보조(Walid Albozo) ⓒEugene Ikua/Concern Worldwide 


"우리는 또 다시 살아가야 하니까 마음의 치료가 꼭 필요해요” 


저는 튀르키예에서 PSS(Psychosocial Support)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어요. 지진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은 엄청나기 때문에 심리적 치료가 필요해요. 우리는 지진이 발생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매주 1시간씩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은 5~7세, 8~10세, 11~15세 아이들 연령에 맞춰 3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 댄스와 같은 놀이 방식으로 친근하게 진행해요.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부모에게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평가 설문지를 통해 자녀에 대해 질문합니다. 지진 이후 아이들의 행동과 대인관계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살피죠.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행동이나 식습관에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PSS 프로그램의 목표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에요. 그래야 친구, 학교, 지역 사회와 통합되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화가 나거나 두려울 때 부모 혹은 우리와 공유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수줍어하지만 서로를 소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아이들은 행복하게 웃으며 또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가요. 그렇게 조금씩 치유되고 있죠. 오늘은 한 어린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밤에 잠 자는 것을 많이 두려워해요. 지진이 밤에 자는 동안 일어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아이와 토론하며 불안을 줄여 나갑니다.


우리는 부모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에 부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과 함께 더 많은 대화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부모도 지진으로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매주 아이들이 변화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에 바로 대처하는 부모를 보면 이 일의 보람을 느껴요. 저도 함께 치유되며 더 노력할 수밖에 없죠. 대지진 속에서도 살아남은 우리는 또 서로를 치유하며 살아가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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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역 관리자, 아디야만(Adiyaman) ⓒKieran McConville, Concern World


"평범했던 우리, 화장실도 쓰기 힘든 이 순간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저는 튀르키예 아디야만(Adiyaman) 지역 관리자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물품을 준비해서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음식부터 위생키트, 아기 키트, 기저귀, 태양광 램프, 담요 및 매트리스 등을 제공해요.


지진이 발생했던 2월은 추웠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그늘망과 나무 기둥으로 그늘막을 만들고 있어요. 또 난민캠프에는 선풍기 250개를 배포했습니다. 지금은 여름 날씨에 맞는 물품들을 배분하고 있지만 이제 또 다음 단계인 겨울을 계획해야 해요.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도 파악해야 하죠. 도심보다 추운 시골 마을 밤에 담요가 꼭 필요한 것처럼요.


그렇게 집집마다 필요한 물품 리스트가 입력된 맞춤형 QR 코드 카드를 배포하면, 사람들이 물품 배부처로 와서 해당 QR 카드를 제시하고, 컨선월드와이드 현장 팀이 QR코드를 인식해 해당 물품을 정확하게 배포합니다. 이렇게 되면 필요한 물품만을 즉시 선별할 수 있고, 누구에게 어떤 물품이 배포되었는지도 확인이 가능하죠. 중복 제공도 막을 수 있어요.


컨선월드와이드는 물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WASH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생활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화장실이죠. 수로를 뚫고 호수를 연결해야 해서 장소 선별도 쉽지 않지만, 여러 곳을 물색하여 샤워실과 화장실, 물탱크를 함께 설치했습니다. 위생키트와 물통도 나누고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희망이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집과 직장을 잃었죠. 정부와 지역사회가 비상사태에 대응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6개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텐트에 혹은 컨테이너에서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어요. 평범하게 살던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집을 잃고 개인 사생활도, 생활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고통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당장은 물론 어렵겠지만 이전 삶으로 회복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지금도, 튀르키예는… 


겨울에 시작된 튀르키예 대지진은 뜨거운 폭염으로 힘든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을 지키고 있는 ‘우리들’이 있습니다.


8월 19일. 세계인도주의의 날.


전쟁, 분쟁, 재해, 재난 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전세계 활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하며, 오늘만큼은 인도주의 실현에 다같이 동참하는 하루가 되길 컨선월드와이드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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