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선월드와이드는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하르키우 지역에서 진행된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에 참여하고 있다.
파트너 단체와 긴급 대응팀 꾸려 11만여명에 식량 및 심리 지원 병행
지난해 ‘무력 분쟁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ACLED)’는 분석 결과를 통해 현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분쟁 발생 수준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가자지구에서는 격화되는 분쟁으로 인해 37개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이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분쟁이 단지 피해를 낳는 데 그치지 않고 인도적 지원 체계 자체를 위태롭게 만드는 현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역시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 24일 분쟁 발발 4주기를 맞은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른 위기로 이동하는 사이 ‘잊히는 고통’이라는 또 하나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약 1080만 명에 이른다. 이는 국민 3명 중 1명이 외부의 도움 없이는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분쟁은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기반 전반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전면전 5년 차에 접어들며 그 영향은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먼저 드러난다. 하르키우·헤르손·도네츠크 등 동부 전선 접경 지역에는 지원이 필요한 인구의 약 40%인 410만 명이 전선에서 50㎞ 이내의 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거동이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으로 반복되는 공습과 지뢰 위험 속에서 의료와 필수 자원 부족에 시달리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10년 만에 가장 혹독한 겨울이 겹치며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국에서 정전이 일상화됐고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과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가 멈춘 채 집 안에 고립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난방과 전기, 이동이 동시에 차단된 겨울은 취약한 사람들의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제인도주의전문기관 컨선월드와이드는 분쟁 초기부터 파트너 단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공동 긴급 대응(JERU)을 통해 현장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만 11만 4000명 이상에게 현금과 식량, 동절기 물품을 지원했다.
하르키우 지역에 거주하는 다리나 씨는 전선에 나간 아들과 행방불명된 며느리를 대신해 두 손주를 돌보고 있다. 그녀는 컨선월드와이드의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에 참여하며 “아이들이 두려움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감정을 조금씩 내려놓게 됐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활동을 이끄는 관계자는 “심리사회적 지원은 분쟁으로 무너진 한 사람의 세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분쟁의 끝은 우리가 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분쟁 한가운데서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막고 마음의 폐허 위에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지키는 일은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확산되는 지금, 우크라이나는 그 흐름 속에서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형 위기로 남아 있다. 우리가 다시 이 위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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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선월드와이드는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하르키우 지역에서 진행된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무력 분쟁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ACLED)’는 분석 결과를 통해 현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분쟁 발생 수준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가자지구에서는 격화되는 분쟁으로 인해 37개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이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분쟁이 단지 피해를 낳는 데 그치지 않고 인도적 지원 체계 자체를 위태롭게 만드는 현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역시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 24일 분쟁 발발 4주기를 맞은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른 위기로 이동하는 사이 ‘잊히는 고통’이라는 또 하나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약 1080만 명에 이른다. 이는 국민 3명 중 1명이 외부의 도움 없이는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분쟁은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기반 전반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전면전 5년 차에 접어들며 그 영향은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먼저 드러난다. 하르키우·헤르손·도네츠크 등 동부 전선 접경 지역에는 지원이 필요한 인구의 약 40%인 410만 명이 전선에서 50㎞ 이내의 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거동이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으로 반복되는 공습과 지뢰 위험 속에서 의료와 필수 자원 부족에 시달리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10년 만에 가장 혹독한 겨울이 겹치며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국에서 정전이 일상화됐고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과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가 멈춘 채 집 안에 고립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난방과 전기, 이동이 동시에 차단된 겨울은 취약한 사람들의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제인도주의전문기관 컨선월드와이드는 분쟁 초기부터 파트너 단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공동 긴급 대응(JERU)을 통해 현장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만 11만 4000명 이상에게 현금과 식량, 동절기 물품을 지원했다.
하르키우 지역에 거주하는 다리나 씨는 전선에 나간 아들과 행방불명된 며느리를 대신해 두 손주를 돌보고 있다. 그녀는 컨선월드와이드의 심리사회적 지원 세션에 참여하며 “아이들이 두려움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감정을 조금씩 내려놓게 됐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활동을 이끄는 관계자는 “심리사회적 지원은 분쟁으로 무너진 한 사람의 세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분쟁의 끝은 우리가 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분쟁 한가운데서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막고 마음의 폐허 위에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지키는 일은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확산되는 지금, 우크라이나는 그 흐름 속에서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형 위기로 남아 있다. 우리가 다시 이 위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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