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이티 대지진 10년: 기후 위기 최전선
2020.01.14
아이티 대지진 10년: 기후 위기 최전선
2010년 대지진이 발생 4일 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의 모습. Photo: Laurie Richardson/Concern Worldwide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월 12일에 대지진이 이미 열약한 아이티를 강타했습니다. 세계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했던 지진이 수도인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의 근처에서 발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했던 도심의 피해는 막대했습니다.
23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중 4분의 1은 공무원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30만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도시 곳곳의 건물들이 무너졌고 150만명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집을 잃었습니다.
지진 직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한 첫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주변은 잔해들로 가득했습니다. 시체들이 거리 위에 방치되어 있었으며 사람들은 갈 곳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도심에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그 때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확신이 없었습니다. 기적적으로 무너지지 않은 컨선 사무소에 도착할 때까지 생각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 길에 20명의 컨선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많은 동료들이 집과 가족, 그리고 친구를 잃었습니다.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동료도 있었죠. 하지만 24시간 안에 컨선 티셔츠를 입고 모두 나타났습니다. 고참 운전사인 윌킨스가 소리쳤죠. "다들 이렇게 왔고 살아있으니 다시 일하자!" 그 때 알았습니다. 아이티 사람들의 정신은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들의 정신은 지진보다 강했습니다.

2010년 지진 발생 후 집을 잃은 아이티 주민들을 위한 임시 캠프의 모습. Photo: Kim Haughton/Concern Worldwide 
대량 배급
몇 주간 대중들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수십년내 가장 큰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자와 자원을 끌어 모았습니다. 24시간 이내에 구호물자를 수송할 6대의 전세기를 마련했고, 그 중 첫 번째 비행기에 물자를 실었습니다.

40명의 긴급구호 베테랑 동료들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 중에는 구글 지도(Google mapping) 전문가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의 임무는 집을 잃고 도시 전역에 흩어진 100만명 이상의 정확한 좌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수백명의 현지 직원이 채용되었고 대량 배급에 대한 지식과 방법을 교육받았습니다. 

매우 짧은 기간동안 컨선은 대규모의 안전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13만명의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깨끗한 물, 피난처, 공공근로(cash for work), 소자본 창업을 위한 여성 기금 등을 제공했습니다. 수천명의 아이들을 위한 영양센터 네트워크와 임시 교실도 함께 설립했습니다.

지진은 건물과 생계만을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존엄과 안전, 그리고 안정의 아주 기초적인 기반을 날려버렸습니다.

밤에는 살아남았지만 집을 잃은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공격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전기 기술자 동료가 버려진 축구 경기장의 조명등을 밤낮으로 수리하고 다시 연결했습니다. 조명등 스위치를 다시 켜자, 오두막에서 수천명의 여성들이 나와 춤추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지진 이후에 처음으로 찾아온 안전한 밤이었습니다.

2010년 당시 캠프에서 진행되었던 공공근로 현장의 모습. Photo: Kim Haughton/Concern Worldwide
회복력(Resilience)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티 사람들은 투쟁과 고난 속에서 갈고 닦은 탁월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티는 라틴아메리카의 첫 독립국가였습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노예 혁명으로 국가를 수립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거대한 도전에도 맞설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이러한 타고난 저항정신 덕분입니다. 하지만 회복력이란 끝없이 샘솟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단지 살아남기 위해 필연적으로 확보해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이티는 여전히 매우 가난하고, 아직도 회복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진 이후에 콜레라가 발생했고 UN 평화유지군의 태만으로 거의 10,0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진 1년 후에는 허리케인 샌디(Sandy)가 상륙했습니다. 커뮤니티가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또다시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아이티의 농경지를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 인플레이션, 연이은 가뭄은 아이티 국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컨선은 아일랜드, EU, 미국, 그리고 한국의 후원하에 가장 어려운 커뮤니티와 함께 자연재해의 위험요인을 낮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는 내구성 높은 피난처(쉘터) 건설, 커뮤니티 리더들의 재난 준비, 재난시 학생들의 대응방법 교육 등이 포함됩니다.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컨선 아이티 사무소의 마이클. (2019년)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
충분하지 않다는 말은 이제 충분합니다
건축물 기준 강화와 토지이용계획 발전 등 정부 정책의 발전은 기후변화의 충격이 사람과 금융에 미치는 피해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충분하지 않다는 말은 이제 충분합니다. 아이티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는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이티는 전 세계에서가 가장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인도주의 위기 국가입니다. 2018년 UN는 아이티에 필요한 목표 기금의 13% 수준밖에 확보하지 못 했습니다. 2019년에는 32%만을 확보했습니다. 인도주의 시한폭탄은 째깍거리고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심의 부족, 행동의 부족, 기금의 부족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2010년에 세계는 대지진에 신속하게 대응했고 정말 특별한 관용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는 다음 지진에 대응할 준비가 전혀되어 있습니다. 지진은 올 것입니다.

예방이 핵심입니다. 지진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열악한 건축물입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건물이 수천명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건물은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이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또한 해야만 합니다.

글: 도미닉 맥솔리(Dominic MacSorley), CEO, Concern Worldwide

2010년 당시 캠프 안에 마련한 아동 친화 공간. Photo: Alison Shelley/Concern Worldwide
2019년, 빈곤졸업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만의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스믈래 루이. (2019년)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







    첨부파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