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비상사태에 밀린 유족의 슬픔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에볼라 치료병원의 침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됩니다. 이에 경증 환자를 돌보기 위한 지역사회의 소규모 보건시스템이 요청되었고 그 일환으로 지역간호센터가 설립됩니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지역간호센터는 중증도별로 격리된 치료실을 포함해 변소, 정수시설, 소각로, 발전기 등을 보유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2015년 중반부터 확진자 숫자가 감소하면서 에볼라 치료병원의 수용 능력이 회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컨선의 핵심 활동은 존엄하고 안전한 매장에 집중됩니다. 당시 에볼라 감염이 급증한 배경에는 루머와 미신 외에도 잘못된 매장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를 감지한 시에라리온 국립에볼라대응센터는 컨선에 안전한 매장 프로그램 개발을 요청했습니다. 현지조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허술한 시체 관리와 잘못된 매장 풍습이 감염의 70% 이상을 야기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집단매장으로 인해 유가족이 고인을 찾아 애도할 길이 없다는 점도 새롭게 발견합니다.
이에 컨선은 시체 수거 시간을 단축시키고,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알리며, 집단 매장에서 개별 묘지로 전환시켜 나갑니다. 그렇게 국가적인 비상사태 속에서 설 자리가 없었던 유가족의 슬픔을 달래고 함께 기억할 공간도 마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