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6. 03.
이준모 한국대표가 패널로 참석한 세션 2-3 'WFP를 통한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대한민국의 식량원조'
5월 13일, 더플라자호텔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제3회 『지속가능 농업개발을 위한 글로벌 ODA 포럼 (Global ODA Forum for Sustainable Agricultural Development)』이 개최되었습니다. 포럼은 세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 개발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로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수장과 전문가들이 3일간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대표는 첫 날 세션 2-3 'WFP를 통한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대한민국의 식량원조 (Serving the Most Vulnerable with Food Assistance)' 패널 토의자로 참석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패널 발표 내용 공유합니다.
패널 발표 (전문) - 이준모 한국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인도주의기구 컨선월드와이드의 한국대표 이준모입니다.
지난 달 저는 오늘 발표하신 Annalisa Conte 가 계신 케냐의 나이로비에 슬럼가에 다녀왔습니다. KOICA의 혁신사업을 그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슬럼가에 사는 극빈층에게 ‘영양 스낵’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컨선은 이와 같이 지난 50년 동안 기아와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선 Annalisa Conte의 WFP 발표를 통해서도 본 바와 같이, 현재 전 세계에는 아직도 식량위기에 직면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분쟁과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국가와 지역에 있는 취약 계층의 식량안보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2017년부터 남수단, 소말리아, 예맨 과 같은 식량위기국에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고, 2018년에는 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하여 460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것은 ‘부의 재분배’ 라는 관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WFP를 통해 쌀을 취약국가에 보낸 것은 큰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를 들어보니 대한민국에서 남는 쌀을 저장하는 비용만 매년 6천억원이 된다고 하니 쌀 원조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실리와 명분을 함께 갖고 올 수 있었던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WFP는 식량원조에 있어 전 세계 최대 바이어이자 핵심적인 기구 중 하나입니다. 그런 WFP가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식량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쌀을 도입한 것은 무척 흥미롭고 반가운 일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우리가 맛있게 먹는 쌀을 식습관과 자연환경이 다른 아프리카로 보내서, 아프리카사람들이 만족스럽게 섭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WFP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은 쌀을 바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고 쌀에 미량영양소를 첨가하여 “영양강화 쌀(Rice Fortification)”을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식량원조의 목적이 기아의 예방’이라면 우리는 보다 어떻게 하면 취약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기아를 막고 자립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발전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른 말로, ‘공여자 주도의 원조’에서 ‘수혜자 중심의 개입’의 지원방식을 보안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해야 대한민국의 식량원조가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레버리지로 작용되어 사업의 효과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것이 새천년개발목표(MDG)에서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로 전환한 이유이고, UN과 세계가 함께 2030년까지 기아 없는 세상을 달성하기 위하여 SDG의 두번째 목표로 제시한 ‘제로헝거 (Zero Hunger)’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이 사업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가지는 현장의 니즈를 파악하여, 취약한 수혜자 대상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영양강화 쌀이 학교와 난민캠프에만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은 프로그램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난민 캠프와 함께 주된 원조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일반취약지역과 저소득층의 가정으로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장성을 높여야만 합니다. 오전에 FAO 사무총장님께서도 마지막으로 “Family Farming”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고, IFAD 사무총장님도 극빈자의 대다수가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에 사는 취약층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컨선 역시 지난 50년간 동일한 고민을 바탕으로 취약 계층이 극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결국 극빈에 처한 사람을 위해서는 자산(Asset)과 불평등(Inequality) 그리고 취약성(Vulnerability)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빈곤-취약성지수(PVI, Poor-Vulnerable Index)를 개발하여 수혜 대상과 사업의 선정뿐만 아니라 사업의 평가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제공하는 원조가 현장에 어떤 효과성을 가지고 오는지, 실제로 취약계층의 식량 어려움 극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공여하는 것과 함께 사업의 성과와 현장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좀 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가지는 사업의 시너지와 지속가능성 확대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쌀 원조와 같은 식량원조는 현금지원과 함께 제공될 때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식량원조가 취약계층의 빈곤극복에 기본적인 발판으로 작용한다면, 현금지원은 취약가정이 빈곤을 졸업할 수 있는 소득증대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발표하신 Annalisa Conte 씨도 “Cash for Change” 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이 것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산과 관련 된 일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먼저 고려하지 않으면, WFP가 요청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예상합니다.
어쨌든, 현금(Cash)과 식량 바우처 등으로 지원해서 지역 시장에서 fortified rice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지속적인 “공급망 (supply chain)”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지역사회가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위험요소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회복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사람들이 손실과 이익을 계산할 수 있게 되어 쌀 한말을 팔아도 이익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고 물질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자신감, 타인의 존중, 그리고 회복력 등도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두가지를 위해 현장의 끝자락과 취약계층과 가까이에 있는 지역공동체, 지방정부 그리고 NGO와의 협력파트너십도 강화하여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 지역에 계속해서 쌀을 지원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출구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때에는 '협력파트너십이 있는가, 그리고, 잘 구축되어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사업의 성과가 목적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Evidence 구축 또한 필요합니다. 다양한 부분에서의 경험과 도전이 우리 안에서 공유되고 연구될 때, 우리는 보다 효과적인 식량원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며, 2030년 제로 헝거 달성이라는 목표의 부합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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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대표는 첫 날 세션 2-3 'WFP를 통한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대한민국의 식량원조 (Serving the Most Vulnerable with Food Assistance)' 패널 토의자로 참석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패널 발표 내용 공유합니다.
패널 발표 (전문) - 이준모 한국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인도주의기구 컨선월드와이드의 한국대표 이준모입니다.
지난 달 저는 오늘 발표하신 Annalisa Conte 가 계신 케냐의 나이로비에 슬럼가에 다녀왔습니다. KOICA의 혁신사업을 그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슬럼가에 사는 극빈층에게 ‘영양 스낵’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컨선은 이와 같이 지난 50년 동안 기아와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선 Annalisa Conte의 WFP 발표를 통해서도 본 바와 같이, 현재 전 세계에는 아직도 식량위기에 직면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분쟁과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국가와 지역에 있는 취약 계층의 식량안보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2017년부터 남수단, 소말리아, 예맨 과 같은 식량위기국에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고, 2018년에는 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하여 460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것은 ‘부의 재분배’ 라는 관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WFP를 통해 쌀을 취약국가에 보낸 것은 큰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를 들어보니 대한민국에서 남는 쌀을 저장하는 비용만 매년 6천억원이 된다고 하니 쌀 원조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실리와 명분을 함께 갖고 올 수 있었던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WFP는 식량원조에 있어 전 세계 최대 바이어이자 핵심적인 기구 중 하나입니다. 그런 WFP가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식량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쌀을 도입한 것은 무척 흥미롭고 반가운 일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우리가 맛있게 먹는 쌀을 식습관과 자연환경이 다른 아프리카로 보내서, 아프리카사람들이 만족스럽게 섭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WFP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은 쌀을 바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고 쌀에 미량영양소를 첨가하여 “영양강화 쌀(Rice Fortification)”을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식량원조의 목적이 기아의 예방’이라면 우리는 보다 어떻게 하면 취약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기아를 막고 자립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발전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른 말로, ‘공여자 주도의 원조’에서 ‘수혜자 중심의 개입’의 지원방식을 보안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해야 대한민국의 식량원조가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레버리지로 작용되어 사업의 효과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것이 새천년개발목표(MDG)에서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로 전환한 이유이고, UN과 세계가 함께 2030년까지 기아 없는 세상을 달성하기 위하여 SDG의 두번째 목표로 제시한 ‘제로헝거 (Zero Hunger)’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이 사업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가지는 현장의 니즈를 파악하여, 취약한 수혜자 대상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영양강화 쌀이 학교와 난민캠프에만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은 프로그램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난민 캠프와 함께 주된 원조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일반취약지역과 저소득층의 가정으로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장성을 높여야만 합니다. 오전에 FAO 사무총장님께서도 마지막으로 “Family Farming”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고, IFAD 사무총장님도 극빈자의 대다수가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에 사는 취약층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컨선 역시 지난 50년간 동일한 고민을 바탕으로 취약 계층이 극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결국 극빈에 처한 사람을 위해서는 자산(Asset)과 불평등(Inequality) 그리고 취약성(Vulnerability)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빈곤-취약성지수(PVI, Poor-Vulnerable Index)를 개발하여 수혜 대상과 사업의 선정뿐만 아니라 사업의 평가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제공하는 원조가 현장에 어떤 효과성을 가지고 오는지, 실제로 취약계층의 식량 어려움 극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공여하는 것과 함께 사업의 성과와 현장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좀 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가지는 사업의 시너지와 지속가능성 확대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쌀 원조와 같은 식량원조는 현금지원과 함께 제공될 때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식량원조가 취약계층의 빈곤극복에 기본적인 발판으로 작용한다면, 현금지원은 취약가정이 빈곤을 졸업할 수 있는 소득증대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발표하신 Annalisa Conte 씨도 “Cash for Change” 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이 것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산과 관련 된 일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먼저 고려하지 않으면, WFP가 요청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예상합니다.
어쨌든, 현금(Cash)과 식량 바우처 등으로 지원해서 지역 시장에서 fortified rice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지속적인 “공급망 (supply chain)”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지역사회가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위험요소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회복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사람들이 손실과 이익을 계산할 수 있게 되어 쌀 한말을 팔아도 이익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고 물질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자신감, 타인의 존중, 그리고 회복력 등도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두가지를 위해 현장의 끝자락과 취약계층과 가까이에 있는 지역공동체, 지방정부 그리고 NGO와의 협력파트너십도 강화하여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 지역에 계속해서 쌀을 지원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출구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때에는 '협력파트너십이 있는가, 그리고, 잘 구축되어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사업의 성과가 목적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Evidence 구축 또한 필요합니다. 다양한 부분에서의 경험과 도전이 우리 안에서 공유되고 연구될 때, 우리는 보다 효과적인 식량원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며, 2030년 제로 헝거 달성이라는 목표의 부합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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