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5일로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1,150만명이 시리아의 집을 떠났고 59만3,0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습니다. 그 중, 약 600만명은 시리아 안에서 좀더 안전한 곳을 찾아 몸을 피했고, 다른 550만명은 국경을 넘어 이웃국가로 향했습니다. 한 가족이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떠나와 기약도 없이 10년을 사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시리아 내전 10년의 현주소를 알기 위해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시리아인 가족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는 전쟁 전 시리아에서의 삶, 10년간의 어려움, 내일의 바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도 분쟁과 재해로 집을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특별인터뷰 1편 “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곳” (터키)
• 특별인터뷰 2편 “고국으로 돌아가는 지도”  (레바논)
• 특별인터뷰 3편 “다시 돌아온 시리아” (시리아)

** 인터뷰 대상자의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자유만 없었죠.

10년 전, 라티프 씨 부부는 알레포 교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교사였던 라티프 씨는 아내인 살마 씨와 함께 다섯 자녀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교사 급여는 일곱 가족이 살아가는 데 충분했습니다. 라티프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했죠. 동네에는 학교가 많았고 보건서비스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단순했고 아름다운 일상이었습니다.

“시리아에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경기는 좋았고 무엇이든 구할 수 있었죠. 다만 여전히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유’였죠. 결국 그 자유와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 겁니다.” 

–  라티프

라티프 씨 가족은 내전이 발생하고도 3년간 집을 지키며 버텼습니다. 아이들에겐 울며 잠을 청해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탄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집 바로 앞에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시리아보다 안전합니다.

맨 몸으로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죠. 다행히 레바논에 사는 오빠가 소식을 듣고 살마 씨에게 100 달러를 보내줬습니다. 그 돈으로 일곱 가족은 곧장 터키로 향했습니다. 

처음 4년간 라티프 씨 가족은 난민 캠프에서 살았습니다. 이후에는 캠프에서 나와 집을 얻었습니다. 라티프 씨 가족에게 터키는 ‘안전한’ 곳입니다. 생활은 예전 같지 않고 여전히 많은 제약이 있지만 적어도 시리아보다는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라티프 씨 가족은 아직은 시리아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시리아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시리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니까요.” 

– 살마

라티프 씨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때때로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교사의 직업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 곳 터키는 안전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큰 아들과 큰 딸이 각자 엔지니어와 의사를 꿈꾸고 있었던 만큼 그 좌절감은 더 큽니다.

“여기에서 아이들은 공부를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모국어인 아랍어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잠시 중단되고는 터키어로 수업이 재개되었죠. 그마저도 가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정기적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라티프

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라티프 씨에게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쭈었을 때, 그는 신에게 감사하며 ‘희망’ 덕분에 버틸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터키에서 품은 지금의 희망은 더이상 부부를 향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유럽으로 가기를 꿈꾸고 있어요. 하지만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죠. 우리 부부를 위해서는 어떤 꿈도 없어요.” 

– 라티프 & 살마

마지막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을 때, 살마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전쟁은 말 그대로 우리를 파괴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고, 아이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 살마

터키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시리아 난민 아동. Photo: Concern Worldwide

터키에서 시리아인의 삶

터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 규모는 360만명에 이릅니다.  터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난민에 대응하며 시리아인들이 필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인들은 여전히 현지에 융화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취업과 자녀 교육도 어렵지만 특히 행정 절차와 언어 장벽이 큰 장애물입니다. 많은 시리아인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회적 압박과 함께 난민들은 분쟁 중인 시리아로 돌아가야 한다는 정치적 긴장감 속에서 수년간 살고 있습니다.

컨선은 터키 남동부에 거주한 난민들을 대상으로 보호, 교육, 생계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전쟁과 파괴를 목격하고 이웃국가에서 피난처를 찾으면서 시리아인들은 엄청난 심리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컨선은 시리아인의 트라우마를 돌보고 인지과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적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폭력이나 착취를 경험한 시리아인이 전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나아가 시리아 아동이 학교에 입학해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생계지원 측면에서는 시리아인을 터키 정부시스템 안으로 통합시켜 기술훈련을 제공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아이들을 일하게 만드는 것 같은 극단적인 대처를 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아이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 특별인터뷰 1편 “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곳” (터키)
• 특별인터뷰 2편 “고국으로 돌아가는 지도”  (레바논)
• 특별인터뷰 3편 “다시 돌아온 시리아”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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